해외 · 응집물질물리 · 미국 워싱턴대학교·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일본 NIMS · 네이처 게재 · 2026년 9월 23일
수십 년 설명되지 않던 '멈춘 저항' — 능면체 3층 그래핀에서 초전도와 비정상 금속이 게이트 전압 하나로 갈리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애나 오쿤코바(Anna Okounkova), 애비게일 솜(Abigail Sohm), 매슈 얀코위츠(Matthew Yankowitz) 연구진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 일본 물질·재료연구기구(NIMS)와 함께 2026년 9월 23일 네이처에 능면체(rhombohedral) 3층 그래핀에서 초전도 상과 '비정상 금속(anomalous metal)' 상이 함께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하였다. 능면체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 한 층 두께의 그래핀을 한 칸씩 어긋나게 계단식으로 쌓은 구조로, 전자의 운동 에너지가 매우 작아 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두드러지는 이른바 '평평한 띠'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3층 그래핀을 텅스텐 다이셀레나이드(WSe₂) 기판 위에 놓고 육방정 질화붕소로 감싼 뒤 게이트 전압으로 전자 밀도와 전기장을 조절하였다. 그 결과 밀리켈빈 수준의 극저온에서 게이트 공간의 어떤 영역은 저항이 완전히 0이 되는 초전도를 보인 반면, 인접한 다른 영역은 온도를 낮추어도 저항이 0으로 떨어지지 않고 유한한 값에 머무르는 상태를 보였다. 이 유한 저항 상태는 수십 년 전부터 얇은 초전도 박막에서 관찰되었지만 이론적 설명이 확립되지 않은 비정상 금속 상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두 상태 모두 온도·수직 자기장·전류가 임계값을 넘으면 정상 상태로 급격히 전이하였고, 평면 방향 자기장은 서로 떨어진 영역들을 합칠 뿐 거동의 본질은 바꾸지 않았다.
기술적 의미
첫째, 비정상 금속 상은 그동안 박막의 무질서·불균일성·외부 잡음 같은 '외적 요인'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결함이 매우 적은 그래핀 소자에서 같은 현상이 게이트 전압만으로 켜지고 꺼진다는 것은 이러한 외적 설명에 강한 제약을 가하며, 전자 상호작용 자체에서 비롯된 내재적 상일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깨끗한 실험대가 생겼다는 의미이다. 둘째, 같은 시료 안에서 초전도와 비정상 금속을 연속적으로 오갈 수 있다는 점은 비전통적 초전도의 발현 조건을 체계적으로 지도화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장기적으로 2차원 초전도체는 초전도 큐비트와 초저전력 소자의 후보 소재로 거론되는데, 저항이 0에 이르지 못하는 잔류 소산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은 결맞음 시간 확보와 직결되는 기초 문제이다. 유보 사항으로, 본 항목은 논문 초록과 서지 정보에 근거하며 구체적 임계온도와 잔류 저항값, 이론 모형과의 정량 비교는 확인하지 않았다.
해외 · 의약화학·항암 · 미국 UCSF·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스탠퍼드 · 네이처 게재 · 2026년 9월 23일
한 표적의 두 자리를 동시에 붙잡다 — 이중결합형 키나아제 억제제 설계법, 내성 백혈병에서 선택성 9100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와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케번 쇼캣(Kevan M. Shokat) 연구진은 스탠퍼드대학교와 로슈·노바티스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연구로 2026년 9월 23일 네이처에 '이중결합형(bitopic) 키나아제 억제제'의 설계 방법을 발표하였다. 키나아제는 다른 단백질에 인산기를 붙여 세포 신호를 전달하는 효소로, 그 기능이 과도하게 켜지면 암이 발생한다. 기존 억제제는 대부분 키나아제의 에너지원인 ATP가 결합하는 자리를 막는데, 이 자리는 500여 종의 인간 키나아제 사이에서 모양이 비슷하여 표적 외 독성이 생기고, 표적 자리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약효가 사라지는 내성 문제가 반복되었다. 연구진은 약물처럼 작동하는 두 개의 리간드를 폴리에틸렌글리콜 연결체로 이어 한 표적 단백질의 서로 다른 두 부위에 동시에 결합하도록 설계하고, 리간드의 종류·연결 방향·연결체 길이를 체계적으로 바꾸어 가며 최적 조건을 찾았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원인 유전자인 BCR::ABL1과 폐암 등의 표적인 EGFR을 모델로 삼아 정제된 인간 키나아제 386종과 암세포주 865종을 대상으로 시험하였으며, 대표 후보인 '포나티링크-2(PonatiLink-2)'는 표적 세포와 표적 외 세포 사이 반수억제농도 차이가 9100배에 이르는 선택성 창을 보였다. 이 화합물은 기존 약물 포나티닙보다 내성 돌연변이에 대한 효력이 높으면서 표적 외 독성은 크게 낮았고, 마우스 이종이식 모델에서도 효과가 확인되었다.
기술적 의미
첫째, 이 연구는 개별 약물을 한 번씩 발견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결합 부위를 잇는 설계 규칙' 자체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간드 선택·연결 방향·연결체 길이라는 세 변수를 체계화하면 다른 키나아제 표적으로 방법을 확장할 수 있다. 둘째, 포나티닙은 강력하지만 심혈관 독성으로 사용이 제한되어 온 약물이므로, 효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경로는 내성 백혈병 환자에게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두 리간드를 잇는 구조는 분자량이 커져 경구 흡수와 체내 분포에 불리한 경우가 많은데, 이 한계를 어느 수준까지 극복하였는지가 임상 전환의 관건이다. 유보 사항으로, 본 항목은 논문 초록과 서지 정보에 근거하며 약동학 자료와 독성 시험의 세부 결과, 임상 진입 계획은 확인하지 않았다.
해외 · 지구화학·기후 · 미국 예일대학교·조지아공대·환경보호기금 · 네이처 게재 · 2026년 9월 23일
석회를 뿌리는 농법은 탄소 배출원인가 흡수원인가 — 미시시피강 유역 115년 기록이 뒤집은 회계 기준
팀 예스퍼 주르호프(Tim Jesper Suhrhoff), 크리스토퍼 라인하드(Christopher T. Reinhard), 노아 플라나브스키(Noah J. Planavsky) 등 예일대학교·조지아공과대학교·환경보호기금(EDF) 연구진은 2026년 9월 23일 네이처에 농경지 석회 시용이 미시시피강 유역에서 순 탄소 흡수원으로 작동해 왔다는 분석을 발표하였다. 석회 시용이란 산성화된 토양의 수소이온농도(pH)를 높이기 위해 탄산칼슘 등 석회 물질을 뿌리는 농법으로, 국제 온실가스 인벤토리 지침에서는 석회 속 탄산염이 분해되며 이산화탄소를 내놓는다는 이유로 대체로 배출원으로 계상되어 왔다. 연구진은 1900년부터 2015년까지의 석회 시용 기록과 질소비료·황 침착·가축분뇨 산화 등 인위적 산성 유입 기록을 결합하여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산·염기 수지를 구축하고, 반응성 수송 모형(SCEPTER)과 하천 알칼리도 유출 자료로 이를 검증하였다. 미시시피강 유역은 미국 본토 면적의 41퍼센트, 경작지의 약 65퍼센트를 차지한다. 분석 결과 1900년 이후 투입된 석회의 이상적 이산화탄소 제거 잠재량은 약 0.44기가톤이며, 유역 규모에서 그 약 90퍼센트가 실현되었고, 1900~2015년 누적 제거량은 모형에 따라 0.22~0.37기가톤으로 추정되었다. 석회 시용과 하천을 통한 탄소 유출 사이에는 수십 년 규모의 시간 지연이 존재하였다.
기술적 의미
첫째, 핵심은 비교 기준(반사실)의 교체이다. 석회를 뿌리지 않았을 때 비료와 산성비가 토양 탄산염과 광물을 녹이며 내놓았을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삼으면, 석회는 산을 중화하면서 탄소를 중탄산 이온 형태로 하천과 바다에 보내는 흡수 경로가 된다. 이는 향상된 암석 풍화(enhanced rock weathering) 같은 탄소 제거 기술의 측정·보고·검증 체계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둘째, 작물 수확량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결과는 농업 부문의 탄소 크레디트 설계에 새로운 근거를 제공한다. 셋째, 수십 년의 시간 지연은 단기 측정만으로는 효과를 과소 또는 과대평가할 수 있음을 뜻하므로, 크레디트 발행 시점과 검증 방식에 신중한 설계가 요구된다. 유보 사항으로, 본 결과는 특정 유역의 역사 자료에 기반하며 토양 조건과 기후가 다른 지역, 한국 논 토양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외 · 행성과학 · 미국 퍼듀대학교·NASA ·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앤드 인바이런먼트 게재 · 2026년 9월 21일
호숫가가 아니라 물길의 교차로였다 — 퍼서비어런스가 예제로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읽어 낸 세 번의 물-암석 반응
미국 퍼듀대학교의 캔디스 베드퍼드(Candace Bedford) 연구진은 2026년 9월 21일 네이처 자매지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앤드 인바이런먼트에 미국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관측 자료를 분석하여, 예제로 분화구 가장자리 암석 단위에서 고대 지하수가 암석과 반응한 흔적을 세 곳 이상에서 확인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서로 다른 시기의 물-암석 반응이 차례로 일어났다. 먼저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지하수가 감람석과 반응하여 암석 균열에 탄산염 광물을 남겼고, 이후 분화구에 호수가 형성되면서 이산화규소 침전물이 생겼으며, 마지막으로 더 뜨거운 열수 환경이 조성되어 동쪽 구역에 황산칼슘과 형석을 포함한 광맥이 만들어졌다. 베드퍼드는 이 지역이 단순한 고대 호숫가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물 체계가 만나는 교차 지점이었다고 설명하였다.
기술적 의미
첫째, 탄산염 광물은 당시 대기와 물의 화학 조성, 그리고 생명체가 살 수 있었던 환경의 시기와 위치를 알려 주는 기록 매체이다. 한 지역에서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수환경이 연속적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은 초기 화성의 거주 가능 조건이 단일 사건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 걸쳐 존재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퍼서비어런스가 채취·밀봉해 둔 시료 가운데 어떤 것을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이러한 층서 해석이 직접 쓰인다. 셋째, 원격 분광과 근접 관측만으로 광물 형성 순서를 재구성한 방법론은 향후 달·화성 탐사 로버의 과학 운용 설계에도 참고가 된다. 유보 사항으로, 본 항목은 보도와 연구진 설명에 근거하며 각 반응의 절대 연대와 온도 추정치는 확인하지 않았다.
국내 · 연구정책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 23개 출연연 671명 조사 · 2026년 9월 25일
행정이 연구의 위험 감수를 깎는다 — 출연연 연구자 49.2퍼센트, 고위험 연구 회피 경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2026년 9월 25일 23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종사자 671명(유효 응답 기준)을 대상으로 한 연구행정 부담 조사 결과를 공개하였다. 조사에 따르면 연구행정 부담 때문에 고위험 연구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49.2퍼센트에 달하였고, 연구 범위나 목표를 축소하였다는 응답이 45.0퍼센트, 연구 일정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47.4퍼센트, 협력을 축소하거나 포기하였다는 응답이 40.7퍼센트, 성과가 지연되거나 축소되었다는 응답이 38.4퍼센트였다. 가장 부담스러운 행정 절차로는 구매·조달(29.4퍼센트), 정산·증빙(20.1퍼센트), 협약·변경 승인(16.1퍼센트)이 차례로 꼽혔다. 연구자들이 요청한 개선 과제는 절차 단축(53.9퍼센트), 규정 간소화(48.1퍼센트), 권한 확대(28.2퍼센트) 순이었으며, 조직·인력 확충보다 절차와 규정의 정비를 우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함께 제시되었다.
기술적 의미
첫째, 이번 조사는 연구행정 부담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어떤 연구를 시도하는가'라는 연구 포트폴리오의 구성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 준다. 기초과학의 돌파는 실패 확률이 높은 과제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반에 가까운 연구자가 고위험 연구를 피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국가 연구개발의 기대 성과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요인이다. 둘째, 구매·조달이 1순위 부담으로 꼽힌 것은 장비·소모품 조달 주기가 실험 속도를 좌우하는 실험과학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다. 셋째, 해외 주요 연구기관이 연구 행정을 전담 조직과 표준화된 전산 체계로 흡수하는 흐름과 비교하면, 절차 단축과 권한 위임이 인력 증원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유보 사항으로, 설문은 자기 보고에 기반하므로 실제 과제 선택 변화의 규모는 과제 기록 등 객관 자료로 교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