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생체촉매·유기합성 · 미국 칼텍·피츠버그대학교 · 네이처 게재 · 2026년 9월 23일
평범한 알켄에 질소 고리를 꽂는 효소 — 헴단백질의 아지리딘화·고리 확장 연쇄반응으로 키랄 옥사졸리디논을 만들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화학·화학공학부의 리쯔치(Zi-Qi Li), 디어드리 핸리(Deirdre Hanley)와 201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프랜시스 아널드(Frances H. Arnold) 연구진은 피츠버그대학교 전산화학 연구진과 함께 2026년 9월 23일 네이처에 헴단백질 효소를 이용하여 '비활성 알켄'으로부터 키랄 옥사졸리디논을 합성하는 생체촉매 방법을 발표하였다. 옥사졸리디논은 질소와 산소를 함께 품은 5원자 고리 화합물로, 비대칭 합성의 보조기와 항생제 골격으로 널리 쓰인다. 특히 고리의 5번 위치, 곧 산소에 인접한 탄소에 원하는 입체 배치를 정확히 심는 방법은 기존 화학 합성에서 여전히 까다로운 과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방향성 진화(directed evolution), 곧 효소 유전자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넣고 원하는 반응을 더 잘 수행하는 변이체를 반복 선별하는 방법으로 헴단백질을 개량하여, 알켄에 질소 원자를 얹어 3원자 고리인 아지리딘을 만든 뒤 이것이 곧바로 5원자 고리로 확장되는 연쇄반응을 한 효소 안에서 일으켰다. 기존의 효소 아지리딘화가 스타이렌처럼 이중결합이 방향족 고리와 공액된 '활성' 알켄에 국한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방법은 공액되지 않은 단순 알켄에도 적용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계산 분석을 통해 방향성 진화로 도입된 돌연변이가 거울상 선택성, 곧 두 거울상 이성질체 가운데 한쪽만을 만드는 성질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였음을 확인하였고, 생성된 옥사졸리디논이 약제내성 결핵균을 겨냥한 차세대 항생제 후보 골격과 연결된다고 설명하였다.
기술적 의미
첫째, 이 결과는 '자연에 없는 반응을 효소에게 가르친다'는 아널드 연구실의 오랜 연구 방향이 반응 범위의 한계를 한 단계 넘어섰음을 보여 준다. 헴단백질의 철 중심이 질소 전달 반응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반응성이 낮은 비활성 알켄은 그동안 효소의 활성 부위에서 충분히 붙잡히지 않았다. 입체 선택성과 기질 범위를 동시에 확보하였다는 것은 생체촉매가 전통적 금속 촉매의 영역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지점이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둘째, 산업적으로는 물 기반의 온화한 조건에서 작동하는 효소 공정이 귀금속 촉매와 유기 용매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의약품 원료 합성의 친환경 전환과 맞물린다. 셋째, 계산 분석으로 돌연변이의 역할을 해석하였다는 점은 향후 단백질 설계 인공지능이 방향성 진화의 탐색 공간을 좁히는 데 쓰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유보 사항으로, 본 항목은 논문 초록과 서지 정보에 근거하며 구체적 수율·거울상 과잉률·기질별 결과표와 규모 확대 실험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국내외 · 2차원 소재·유기전자 ·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교·포스텍 등 국제 공동연구 · 네이처 게재 · 2026년 9월 23일
탄소 고분자 판을 원하는 순서로 한 장씩 쌓다 — 유기 2차원 반데르발스 이종구조와 107배의 정류비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교 전자공학선도센터(cfaed)의 아누팜 프라순(Anupam Prasoon), 응우옌응안응우옌(Nguyen Ngan Nguyen), 마이크 함브시(Mike Hambsch)와 교신저자 신싱량 펑(Xinliang Feng) 연구진은 포스텍 조길원 교수 등 독일·한국·네덜란드 연구기관과 함께 2026년 9월 23일 네이처에 화학적으로 서로 다른 2차원 고분자를 한 층씩 쌓아 '유기 2차원 반데르발스 이종구조'를 만드는 합성 전략을 발표하였다. 반데르발스 이종구조는 그래핀이나 이황화몰리브덴 같은 원자 두께의 판을 약한 반데르발스 힘으로 겹쳐 쌓은 구조로, 층의 조합과 순서에 따라 새로운 전자적 성질이 나타나 차세대 반도체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종구조는 대부분 무기 결정을 기계적으로 떼어 내 옮기는 방식에 의존하였고, 탄소 기반 2차원 고분자로는 격자 정렬, 쌓는 순서, 두께를 동시에 제어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격자 불일치가 0퍼센트부터 18퍼센트까지 체계적으로 달라지는 10가지 이종구조 조합을 합성하였고, 격자가 일치하는 계에서 한쪽 방향으로만 전류를 흘리는 정도를 뜻하는 정류비가 107을 넘는다는 것을 보였다. 초고속 분광 측정으로는 계면에서 전하가 효율적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확인하였고, 계면에 형성되는 내부 전기장은 0.3~2.1볼트 범위였으며, 격자 불일치가 커질수록 성능이 체계적으로 저하되었다.
기술적 의미
첫째, 이 연구는 2차원 소재 연구의 축을 '떼어 내어 옮기는' 무기 결정에서 '설계하여 합성하는' 유기 고분자로 확장한다. 유기 2차원 고분자는 단량체의 화학 구조를 바꾸어 밴드갭과 기공 크기, 작용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이종구조의 설계 자유도가 무기 소재보다 넓다. 둘째, 격자 불일치를 0~18퍼센트로 체계적으로 바꾸고 그에 따른 성능 저하를 정량화하였다는 점은 이 분야에 '설계 규칙'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유기 광전소자, 광검출기, 광촉매, 나아가 양자 소자용 계면 설계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셋째, 국내 관점에서 유기 반도체 분야의 대표 연구자인 포스텍 조길원 교수가 공동연구에 참여하였다는 점은 한국의 유기전자 연구 역량이 국제 2차원 소재 연구망 안에 편입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유보 사항으로, 본 항목은 논문 초록과 서지 정보에 근거하며 포스텍 측 기여의 구체 범위, 대면적 합성 가능성, 소자의 장기 안정성은 확인하지 않았다.
해외 · 진화유전학·골격생물학 ·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등 · 네이처 게재 · 2026년 9월 23일
인간의 관절은 왜 먼저 닳는가 — 56만 개 인간 특이 변이를 시험하여 찾은 연골 기질의 조절 재배선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분자유전학과의 옌이즈(Yizhi Yan), 나다브 미숄(Nadav Mishol)과 다비드 고크만(David Gokhman) 연구진은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 진화생물학연구소 등과 함께 2026년 9월 23일 네이처에 인간 골격의 진화를 이끈 유전자 조절 변화를 체계적으로 지도화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인간과 침팬지의 단백질 서열은 매우 비슷하므로, 두 종의 형태 차이는 상당 부분 유전자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켜는지를 결정하는 '조절 영역'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가설이 오래 제기되어 왔다. 연구진은 인간 계통에서만 나타난 조절 영역의 치환 56만1410개를 대상으로 대규모 병렬 리포터 분석(수십만 개의 DNA 조각이 유전자 발현을 얼마나 켜는지를 한 번에 측정하는 방법)을 연골세포에서 수행하였고, 인간과 유인원의 세포를 융합한 잡종 세포를 골연골 전구세포로 분화시켜 같은 세포 환경에서 두 종의 유전체가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인간 특이적 조절 활성을 보이는 1만5077개 위치가 확인되었고,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세포 밖 기질 구성 요소의 재배선, 특히 연골의 완충 성분인 글리코사미노글리칸 생합성의 뚜렷한 억제였다. 인간 관절의 글리코사미노글리칸 함량은 비인간 유인원보다 약 3~4배 낮았으며, 이 변화에는 자연선택의 흔적이 나타났다.
기술적 의미
첫째, 이 연구는 인간이 골관절염 같은 퇴행성 골격 질환에 유독 취약한 이유를 진화적 대가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분자적 근거를 제시한다. 직립보행과 장거리 이동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조절 변화가 관절 연골의 완충 성분을 줄였다면, 질환 취약성은 적응의 부산물일 수 있다. 둘째, 방법론적으로 대규모 병렬 리포터 분석과 종간 잡종 세포를 결합한 설계는 '같은 세포 안의 두 유전체'를 비교하여 세포 환경의 차이라는 교란 변수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비부호화 변이의 기능을 대량으로 판별하는 표준 도구로 확산될 수 있다. 셋째, 산업적으로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 합성 경로가 퇴행성 관절 질환 치료제의 표적 후보로 재조명될 수 있다. 유보 사항으로, 본 항목은 논문 초록에 근거하며 개별 조절 위치와 표적 유전자의 목록, 동물 모델을 통한 기능 검증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국내외 · 태양전지 소재·공정 · 중국 난징대학교·UNIST · 네이처 9월 24일자 인쇄판 및 에너지·환경과학 게재 · 2026년 9월 20~24일
실험실 셀에서 1제곱미터 모듈로 — 페로브스카이트 대면적화의 두 해법, 납 카복실레이트 부동화와 진공 증착 코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난제인 '대면적에서의 균일성과 내구성'을 다룬 성과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공개되었다. 중국 난징대학교 고체미세구조국가실험실의 쉬둥둥(Dongdong Xu), 샤오커(Ke Xiao), 탄하이런(Hairen Tan) 연구진이 지난 8월 온라인으로 공개한 논문은 2026년 9월 24일자 네이처 657권 8133호에 정식 수록되었다. 연구진은 기존 부동화제, 곧 결정 표면의 결함을 덮어 전하 손실을 줄이는 물질로 쓰이던 암모늄 할라이드가 습기에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표면에 포름아미디늄 요오드화물이 자연스럽게 풍부해지도록 설계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위에 화학적으로 안정한 납 다이올레에이트를 처리하였다. 그 결과 개구 면적 810제곱센티미터 모듈에서 24.0퍼센트, 총면적 0.72제곱미터 모듈에서 22.0퍼센트의 공인 효율을 기록하였고, 국제전기기술위원회의 결정질 모듈 신뢰성 시험 규격인 IEC 61215의 전 항목을 통과하였다. 국내에서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최경진 교수 연구진이 9월 20일 에너지·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부동화 물질인 페릴렌 다이이미드(PDI)를 용액 도포 대신 진공 증착으로 입히는 방법을 발표하였다. 분자를 표면에 고르게 올려 에너지 손실과 결함 발생 지점을 줄인 이 방법으로 단일 접합 셀 26.05퍼센트, 실리콘과 결합한 탠덤 셀 33.09퍼센트의 효율을 얻었고, 고온 구동 시험에서 수명이 기존 방식 대비 55퍼센트 늘었다.
기술적 의미
첫째, 두 연구는 같은 문제, 곧 '작은 셀의 기록 효율이 큰 모듈에서 유지되지 않는다'는 규모 확대의 격차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공략한다. 난징대 연구는 부동화 물질 자체의 화학적 안정성을 높이는 소재 접근이고, UNIST 연구는 이미 알려진 부동화 물질을 더 균일하게 입히는 공정 접근이다. 둘째, 0.72제곱미터라는 면적과 IEC 61215 통과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실험실 기록 경쟁에서 산업 인증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이다. 진공 증착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미 대면적으로 검증된 공정이므로, 한국의 디스플레이 장비·공정 역량이 태양전지 양산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접점이기도 하다. 셋째, 탠덤 셀 33퍼센트대는 실리콘 단일 접합의 이론 한계인 약 29퍼센트를 넘어서는 영역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와 맞물린 고효율 태양광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유보 사항으로, 난징대 연구의 실외 장기 가동 자료와 UNIST 탠덤 셀의 면적 및 공인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