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파운드리·실적 · TSMC
‘AI 지출 건강진단’ 결과 나왔다 — TSMC 사상 최대·연 40%+ 상향, 애리조나 1,000억 달러 추가
전날 예고됐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티에스엠씨(TSMC)의 2분기 실적이 7월 16일 확정 공개되며, 시장이 주목하던 ‘AI 지출의 지속가능성’ 물음에 강한 긍정으로 답했다. 2분기 매출은 40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고,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은 모두 77.4% 급증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30% 이상’에서 ‘40%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상향했는데, 이는 AI 가속기 수요 강세와 ‘에이전트형 AI(agentic AI)’ 확산에 따른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증가를 근거로 들었다. 고성능컴퓨팅(HPC) 부문이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했고, 최첨단 3나노미터(N3) 공정은 올해 물량이 사실상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자본지출(캐펙스) 전망은 종전 520억~560억 달러에서 600억~640억 달러로 높였으며,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하였다.
기술적 의미
이번 실적의 핵심은, 슬라이드 속 청사진이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이라는 물리적 실체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가속기와 애플의 자체 실리콘 등 세계 최첨단 AI 칩을 사실상 독점 생산하므로, 그 실적과 가이던스는 AI 산업 전체의 온도를 재는 단일 지표로 여겨진다. 연간 전망을 30%대에서 40%대로 끌어올린 것은, 수요가 일시적 재고 축적이 아니라 구조적 확장 국면에 있음을 회사가 자체 수주로 확인했음을 뜻한다. 자본지출을 600억 달러대로 높이고 애리조나에 1,000억 달러를 더 투입하는 결정은, 향후 2~3년의 공급 능력을 미리 확보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해 생산 거점을 분산하려는 포석이다. HPC 비중 66%와 N3 매진은 첨단 공정이 AI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다만 이 확장이 실제 수급·가격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수요 지속성과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국내 · 메모리·차세대 HBM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국 메모리, ‘루빈 대전’ 중심에 — 삼성 HBM4·SOCAMM2 첫 양산, SK 루빈향 70% 예고
인공지능(AI) 가속기의 다음 세대인 엔비디아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을 둘러싼 메모리 경쟁에서 한국 두 기업이 전면에 섰다. 삼성전자는 루빈 플랫폼에 들어갈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차세대 저전력 모듈 ‘SOCAMM2’의 세계 첫 대량 양산·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이 같은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약 89조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다수 매체가 보도하였다(잠정·보도 기준). HBM뿐 아니라 일반 D램·낸드플래시 가격까지 오르며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앞서 12단 HBM4 양산 출하로 차세대 경쟁에서 앞서 나갔으며, 투자은행 UBS는 루빈에 탑재될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다만 일부 보도는 초기 물량의 규격 검증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요구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기까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6월 루빈 시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7월 초도 물량을 인도하고 3분기부터 공급을 확대하는 일정으로 알려졌다.
기술적 의미
이번 국면의 핵심은, AI 하드웨어의 병목 자원인 고대역폭메모리에서 한국 두 기업이 차세대 표준을 선점하며 사상 최대 실적으로 그 지위를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HBM은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 폭을 극대화한 메모리로,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사실상의 필수재다. 특히 SOCAMM2 같은 저전력 모듈은 데이터센터의 전력·발열 제약이 커지는 상황에서 AI 서버의 효율을 높이는 요소로 주목된다. 삼성이 HBM4·SOCAMM2를 처음으로 양산해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시장에 균열을 시도하고, SK하이닉스가 루빈향 70% 점유로 선두를 방어하는 구도는, 메모리 3사 경쟁이 ‘적층 단수·전력효율·규격 검증’이라는 정밀 기술 경쟁으로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는 TSMC의 파운드리 확장(본면)과 맞물려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무게중심을 강화한다. 다만 잠정 실적·점유 전망·검증 진행은 보도·기관 추정 기준으로, 확정 실적과 공급 계약으로 재확인이 필요하다.
해외·중국 · AI 인프라·가속기 · Huawei
화웨이, ‘아틀라스 950 슈퍼팟’ WAIC 공개 — 어센드 8,192개로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
중국 화웨이(Huawei)가 7월 17일 개막하는 세계 인공지능 대회(WAIC)에서 업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연산 노드 ‘아틀라스 950 슈퍼팟(Atlas 950 SuperPoD)’을 공개한다. 이 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신경망처리장치(NPU)인 ‘어센드(Ascend)’ 칩 8,192개를 하나로 묶은 것으로, 대규모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특화돼 있다. 화웨이는 이를 통해 여러 칩의 메모리를 하나처럼 쓰는 ‘전역 통합 메모리’로 AI 병목을 해소하고, 조(兆) 단위 매개변수(파라미터) 모델의 학습·추론 배치를 가속한다고 설명하였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아틀라스 950 슈퍼팟은 엔비디아의 대표 시스템(NVL144)과 비교해 규모는 56.8배, 총 연산 성능은 6.7배, 메모리 용량은 15배(1,152테라바이트) 크고, 상호연결 대역폭은 62배(16.3페타바이트/초)에 이른다. 미국산 부품 없이 개발된 이 시스템은 2026년 4분기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화웨이는 후속작으로 어센드 1만5,488개를 묶은 ‘아틀라스 960 슈퍼팟’도 2027년 4분기 출시를 예고하였다.
기술적 의미
이번 공개의 핵심은,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 중국이 개별 칩의 성능 열세를 ‘초대형 클러스터’라는 시스템 규모로 상쇄하려는 전략을 전면화했다는 점이다. 단일 칩에서는 엔비디아에 뒤지더라도, 수천 개의 칩을 촘촘히 연결해 전체 시스템의 연산·메모리·대역폭을 키우면 대형 모델 학습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특히 미국산 부품 없이 구현했다는 점은, 하드웨어 공급망의 ‘자립’을 국가 전략으로 삼은 중국의 방향을 상징한다. 다만 이러한 규모 확장은 막대한 전력 소비와 냉각·배선의 복잡성, 그리고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성숙이라는 과제를 동반한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하는 WAIC(3면)를 무대로 삼은 것은, 이 하드웨어가 뒤이어 살펴볼 화웨이의 개방형 소프트웨어 생태계(4면)와 함께 ‘엔비디아 없는 AI 스택’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성능 수치는 제조사 발표 기준이므로 독립적 검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