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파운드리·2나노 · TSMC
2나노 시대 개막 — TSMC 양산 본격화, 애플이 초기 생산능력 절반 이상 ‘싹쓸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2나노미터(㎚) 공정의 양산을 본격화하며 첨단 칩 경쟁의 새 장을 열었다. 회사는 2나노(N2) 양산을 2025년 4분기에 시작하였고, 신주·가오슝 공장을 합쳐 월 생산능력을 2026년 중 10만 장(웨이퍼)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N2는 트랜지스터 구조를 기존 핀펫(FinFET)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나노시트)’로 바꿔, 같은 전력에서 더 높은 성능과 집적도를 얻는 세대다. 초기 물량은 애플이 절반 이상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애플은 이 공정으로 아이폰18용 A20, 맥북용 M6, 비전프로용 R2 등을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퀄컴·미디어텍·AMD·엔비디아·아마존 등도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고, 2026년 말까지 2나노 생산 물량이 사실상 모두 예약되는 등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
기술적 의미
이번 양산의 핵심은, 반도체 미세공정이 ‘핀펫의 한계’를 넘어 GAA 구조의 2나노로 이행하는 변곡점을 지났다는 점이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게이트가 사방에서 감싸 전류 누설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촘촘히 넣을 수 있어 AI·모바일 칩의 성능·전력 경쟁을 좌우한다. 초기 물량을 애플이 대거 확보하였다는 것은, 최첨단 공정이 소수 대형 고객에게 우선 배분되는 ‘공급 편중’이 재연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본 브리핑이 전날 다룬 삼성 HBM4, 그리고 오늘의 앤스로픽·삼성 자체 칩 협의와 함께, 반도체 생산능력이 곧 AI 경쟁력의 상한을 정하는 ‘병목 자원’이 되었음을 보여 준다. 다만 2나노의 수율 안정화와 원가, 후발 주자인 삼성·인텔의 대응이 실제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로 남는다.
국내·해외 · AI칩·파운드리 · Anthropic·삼성전자
‘엔비디아 의존’ 벗기 나선 앤스로픽 — 삼성 2나노로 자체 AI 칩 만드는 방안 협의
거대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절대적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흐름 속에, 앤스로픽(Anthropic)도 자체 AI 칩 확보에 나섰다. 복수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자체 설계 AI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미터(㎚) 공정과 첨단 패키징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놓고 삼성 및 여러 칩 설계 기업과 초기 단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칩을 어떤 용도에 최적화할지, 성능·전력 규격과 서버 구성은 어떻게 할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설계·시험·양산 단계에는 이르지 않은 ‘탐색적’ 협의로 전해졌다. 앤스로픽은 지난 5월 대규모 투자 유치(시리즈 H) 당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지목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함께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일부 매체는 삼성이 메타(Meta)와도 2나노 AI 칩 생산을 논의 중이라고 전하였다.
기술적 의미
이번 협의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기업이 자사 모델에 최적화한 ‘맞춤형 실리콘(custom silicon)’으로 하드웨어 수직계열화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범용 GPU는 강력하지만 값비싸고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특정 모델의 연산 패턴에 맞춘 전용 칩을 쓰면 성능당 비용과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구글(TPU)·아마존(트레이니엄)에 이어 앤스로픽까지 자체 칩으로 향하는 흐름은, AI 경쟁이 모델을 넘어 ‘칩–데이터센터–모델’을 아우르는 전 계층 통합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삼성으로서는 대형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해 2나노 공정의 실적과 신뢰를 쌓을 기회다. 다만 이번 논의는 초기 단계로, 실제 수주·설계 확정과 수율 확보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검증이 필요하다.
해외 · 반도체 제조·AI · NVIDIA·TSMC
‘AI가 만든 칩으로 AI를 돌린다’ — 엔비디아·TSMC, 반도체 제조 공정에 AI 전면 투입
인공지능(AI)이 반도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와 TSMC는 가속컴퓨팅과 AI를 반도체 설계·제조 전 과정에 적용하는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빛으로 회로 패턴을 새기는 계산리소그래피(computational lithography) △트랜지스터 동작 시뮬레이션 △결함 검사 △공장 생산 일정 최적화 등에 AI와 가속컴퓨팅을 투입한다. 특히 엔비디아의 계산리소그래피 라이브러리 ‘쿠리소(cuLitho)’를 도입한 TSMC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방식 대비 비용 효율 또는 처리 시간을 20~50%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세공정이 원자 수준에 근접하면서 설계·검증·제조에 필요한 연산량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인간과 기존 컴퓨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도를 AI로 다스리려는 시도다.
기술적 의미
이번 협력의 핵심은, AI가 반도체 산업에서 ‘수요처’인 동시에 ‘생산 도구’가 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2나노 이하의 초미세공정에서는 빛의 회절과 재료의 물리적 한계 탓에 설계 의도대로 회로를 새기기가 극도로 어려워지는데, 계산리소그래피는 이 왜곡을 미리 계산해 보정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계산을 GPU 가속과 AI로 처리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첨단 공정의 개발 속도와 수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더 좋은 AI 칩’을 만드는 데 ‘AI’가 쓰이는 자기강화 고리가 형성되는 셈이다. 이는 반도체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다가갈수록 소프트웨어·알고리즘의 역할이 커지는 흐름을 보여 준다. 다만 이러한 자동화가 실제 수율·원가에 주는 효과는 공정과 제품마다 달라, 장기적 검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