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양자컴퓨팅 · Microsoft
양자정보를 22초 붙들다 — MS ‘마요라나 2’, 그러나 논쟁은 계속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논란이 됐던 위상(位相) 큐비트 기술의 개선판을 내놓았다. 회사는 6월 초 ‘마요라나 2(Majorana 2)’ 소자에서 양자정보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패리티(parity) 수명’을 약 22초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밀리초(1000분의 1초) 수준이던 값을 1000배 이상 끌어올린 것이다. 연구진은 초전도 소재를 기존 알루미늄에서 납(鉛·Pb)으로 바꾸고 반도체 구조를 재설계해, 큐비트를 오류로부터 지켜 주는 ‘위상 갭(topological gap)’을 약 30마이크로전자볼트(μeV)에서 70μeV로 두 배 이상 넓혔다고 설명하였다. 위상 큐비트는 정보를 소자 전체에 ‘위상적으로’ 숨겨 잡음에 강하다는 장점이 기대되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 발표 직후에도 여러 저명 물리학자들은 “관측된 신호가 진짜 위상 상태인지, 아니면 다른 현상인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며 근본적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기술적 의미
이번 발표의 핵심은,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난제인 ‘오류’를 하드웨어 차원에서 원천적으로 줄이려는 위상 큐비트 노선이 실측 지표에서 진전을 보였다는 점이다. 대다수 양자컴퓨터는 잡음에 취약한 큐비트를 방대한 ‘오류 정정’으로 보완하는데, 위상 큐비트가 실현되면 그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다. 패리티 수명 22초와 위상 갭 2배 확대는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수치다. 그러나 ‘마요라나 준입자’의 존재 자체가 여전히 응집물질물리학의 최대 쟁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 역시 확증이 아니라 ‘유력한 정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같은 날 IT산업 섹션의 ‘IBM 양자 100억 달러 투자’와 함께, 초전도·이온·위상 등 서로 다른 방식이 경쟁하는 양자 하드웨어 각축전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해외 · 반도체 제조·AI · NVIDIA·TSMC
‘칩이 칩을 만든다’ — 엔비디아·TSMC, 팹 전 공정에 AI 도입
인공지능(AI)이 반도체를 ‘설계’하는 단계를 넘어 ‘제조’ 공정 깊숙이 들어왔다. 엔비디아(NVIDIA)는 6월 1일 대만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GTC 타이베이’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자사의 가속 컴퓨팅과 AI를 반도체 설계·제조 전 과정에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TSMC는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계산 리소그래피’를 GPU로 가속하는 ‘쿠리소(cuLitho)’로 비용·시간을 20~50% 개선하고, 신소재를 설계하는 전자구조 시뮬레이션을 ‘쿠이에스티(cuEST)’로 평균 50배 빠르게 수행한다. 또한 비전 AI(‘메트로폴리스’·‘TAO 툴킷’)로 나노미터(㎚)급 미세 결함을 잡아내고, 디지털 트윈 기술 ‘옴니버스(Omniverse)’로 공장을 가상으로 복제한 ‘팹트윈(FabTwin)’을 구축해 설비 배치와 공정을 실제 도입 전에 시험한다.
기술적 의미
이번 협력의 핵심은,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시대에 ‘그 반도체를 더 빨리·더 정확하게 만드는 일’ 자체에 AI가 투입되는 선순환이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3나노·2나노로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리소그래피 연산량과 결함 관리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GPU 가속과 비전 AI는 이 병목을 완화한다. 특히 ‘팹트윈’ 같은 디지털 트윈은 수조 원대 설비를 짓기 전 가상 공간에서 최적 배치를 검증해 투자 위험을 줄인다. 이는 전날 브리핑의 ‘메모리 슈퍼사이클’ 및 본 호의 ‘삼성 2분기 실적’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설계·양산·수율’을 잇는 AI 활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다만 첨단 제조 데이터의 보안과 특정 생태계(엔비디아 CUDA) 의존 심화는 검토할 지점이다.
국내 · 메모리 반도체 · 삼성전자
‘슈퍼사이클’ 숫자로 —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86조 원대
인공지능(AI)이 끌어올린 메모리 호황이 국내 대표 기업의 실적 전망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 평균)는 약 86조 210억 원, 매출은 약 166조 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 89조 3000억 원, 신한투자증권 82조 1000억 원, 현대차증권 81조 3000억 원 등으로, 편차는 있으나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을 가리킨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을 7월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은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가격 상승, 곧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의 반등을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본 수치는 확정 실적이 아니라 발표 전 시장의 ‘전망치’로, 실제 잠정 실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술적 의미
이번 전망의 핵심은, 앞서 미국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으로 입증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한국의 대표 제조사에서도 재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AI 가속기의 성능은 연산 속도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 곧 메모리 대역폭에 좌우되며, 이 병목이 HBM 수요와 가격을 끌어올려 메모리 기업의 이익으로 환산되고 있다. 다만 메모리 산업은 역사적으로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큰 ‘사이클 산업’인 만큼, 현재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공급 증설 속도와 AI 투자의 지속성에 달려 있다. 아울러 컨센서스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이므로, 7월 24일 잠정 실적과 사업부문별 세부 수치를 통한 재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