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AI 경제
딥시크, ‘V4-프로’ 75% 인하 영구화 — ‘AI 가격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주력 모델 ‘V4-프로(V4-Pro)’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사용료 75% 인하를 ‘영구’ 조치로 전환하며 ‘AI 가격 전쟁’에 불을 붙였다. 당초 5월 31일 종료 예정이던 할인을 거두지 않고 낮은 요금을 ‘새로운 기준선’으로 고정한 것이다. 인하 후 ‘V4-프로’는 100만 토큰당 입력 0.435달러(캐시 미스)·출력 0.87달러 수준이며, 경량 모델 ‘V4-플래시(V4-Flash)’는 입력 0.14달러·출력 0.28달러로 ‘최저가 프런티어급 API’로 평가된다. 딥시크는 이 인하가 단순 ‘판촉’이 아니라 기술적 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V4-프로’가 긴 문맥(long-context) 처리 시 이전 세대 대비 단위 연산량을 약 4분의 1, 메모리 사용량을 약 10분의 1로 낮추도록 설계되어, 낮은 가격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술적 의미
딥시크의 영구 인하는 인공지능 경쟁의 축이 ‘성능’만이 아니라 ‘단위 연산 비용(efficiency)’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핵심은 가격 인하가 ‘출혈 경쟁’이 아니라 ‘아키텍처 효율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으로, 같은 작업을 더 적은 연산·메모리로 처리하는 ‘경량·고효율 모델’이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는 오픈AI·구글·앤트로픽 같은 ‘프리미엄’ 진영에 직접적 압박이 되며, 인공지능을 쓰는 기업의 ‘도입 비용’ 자체를 낮춰 확산을 가속한다. 본 호 3번 섹션(삼성의 멀티모델 도입)과 맞물려, ‘값싸고 충분히 좋은’ 모델의 부상이 인공지능 산업의 수익 구조와 경쟁 지형을 재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 AI 연구
사카나AI, ‘재귀적 자기개선’ 전담 연구소 — “AI로 AI를 더 잘 만든다”
일본 인공지능(AI) 기업 사카나AI(Sakana AI)가 6월 7일 ‘재귀적 자기개선(RSI, Recursive Self-Improvement) 연구소’ 설립을 발표하였다. 도쿄에 둔 이 전담 조직은 ‘인공지능 개발 과정 자체를 인공지능으로 재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귀적 자기개선’이란 인공지능이 다음 세대 인공지능의 방법·코드·구조를 스스로 개선하는 것을 가리킨다. 사카나AI는 그 토대로, 아이디어 구상부터 실험·논문 작성·동료심사까지 자동 수행하는 ‘AI 과학자(The AI Scientist)’를 비롯해, 스스로 코드를 고쳐 소프트웨어 성능을 끌어올리는 ‘다윈 괴델 머신(Darwin Gödel Machine)’, 프로그램을 진화시키는 ‘신카에볼브(ShinkaEvolve)’ 등 자체 연구 시스템을 제시하였다. 사카나AI는 ‘자기개선’이 반도체·데이터센터·막대한 훈련 비용에 대한 의존을 줄여, 거대 인공지능 연구소들의 ‘연산 군비경쟁’을 우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하(David Ha)가 이 구상을 이끈다.
기술적 의미
직전 호가 다룬 앤트로픽의 ‘재귀적 자기개선’ 경고와 비교하면, 사카나AI는 같은 개념을 ‘위험’이 아니라 ‘기회’의 관점에서 정면으로 끌어안았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핵심 논점은 ‘연산 확장(scaling)’의 한계다. 더 큰 모델·더 많은 칩에 의존하는 현재의 경쟁 대신, ‘인공지능이 더 영리한 알고리즘을 스스로 찾아내게’ 함으로써 비용·자원의 벽을 넘겠다는 발상이다. 이는 본 호 1·2번 섹션(중국 컴퓨팅망·반도체 군비경쟁)이 보여 준 ‘물량 중심 경쟁’에 대한 ‘효율 중심 대안’으로 읽힌다. 다만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개량하는 과정은 안전성 검증이라는 난제를 동반하는 만큼, ‘기회’와 ‘통제’를 어떻게 양립시킬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남는다.
국내 · 에이전틱 AI
네이버·카카오, ‘에이전틱 AI’ 정면 승부 — ‘에이전트 N’ 대 ‘카나나’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2026년을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원년으로 규정하고, 이용자의 의도를 이해해 행동까지 대신하는 인공지능 비서 경쟁에 본격 돌입하였다. 네이버는 통합 인공지능 에이전트 ‘에이전트 N(Agent N)’을 중심으로 검색·쇼핑·지도·결제 등 자사 전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의 한 번의 요청으로 ‘탐색→예약→결제→일정 관리’가 끊김 없이 이어지는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체 모델 ‘카나나(Kanana)’ 고도화와 함께 카카오톡 안에 인공지능 비서 기능을 강화하는 ‘앱 위의 앱(app-on-app)’ 전략을 추진하며, 금융·모빌리티 등 그룹 서비스를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묶고 외부 사업자에게도 생태계를 개방할 방침이다. ‘에이전틱 AI’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목표를 받으면 스스로 여러 단계를 계획·수행하는 인공지능을 가리킨다.
기술적 의미
네이버·카카오의 경쟁은 국내 인공지능 산업이 ‘모델 개발’ 단계를 넘어 ‘이용자 일상에 깊이 결합하는 서비스’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두 회사가 공통으로 노리는 것은 ‘자사 생태계(검색·메신저·결제·지도)’라는 거대한 사용자 기반에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얹어, 이용자를 자사 플랫폼 안에 머물게 하는 ‘잠금(lock-in) 효과’다. 본 호 3번 섹션(애플·구글의 에이전트화)과 같은 방향으로, 인공지능의 무대가 ‘웹 검색창’에서 ‘행동을 대신하는 비서’로 옮겨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관건은 ‘예약·결제’처럼 실제 행동을 대행하는 만큼, 오작동·보안·책임 소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있다.